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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화학이 필요한 이유

 

 

 

화학(chemistry)은 정의하기 어려운 단어이다. 어떤 화학책 표지는 거품이 일어나는 플라스크 그림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은 화학을 '실험실에서 물질들을 혼합하여 어떤 방법으로 반응하게 되는 학문'이라고 정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 다른 화학책 표지는 거대한 분자 그림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화학을 '원자들을 함께 섞어서 거대하고 복잡한 구조를 만들 수 있게 하는 학문'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다양한 색깔의 짧고 불규칙한 곡선이 비틀려 있는 그림의 화학책도 본 적 있는데, 그 표지 그림이 화학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지는 모르겠다.

 

화학에 대해 이러한 두 가지 정의를 종합해 보면 화학이 실제로 어떤 학문인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화학은 혼동되는 문제들을 풀기 위하여 물질이 어떻게 혼합되고 어떻게 서로 반응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지식들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몇 가지 복잡한 문제들은 어느 화학책에서든 찾을 수 있다. 그럼 전형적인 예를 살펴보자.

 

"온도 2300°C와 압력 35.40기압에서 556g의 수증기가 갖는 부피는 얼마인가?"

 

우리가 매일 생활하는 데 이런 문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이런 조건에서 556g의 수증기 부피를 알아야 할 필요가 언제쯤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일상생활에서 이런 문제를 결코 풀어야 할 필요가 없다고 했는데, 그러면 왜 화학을 공부해야 하는가?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실제로 현실 생활에서 이런 문제들이 많이 응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극한 조건에서 556g의 수증기 부피를 구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장래에 꼭 해야 할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미래에 과학적인 일을 수행할 때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 쉽고 유익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기초 산술법처럼, 기초적인 화학은 현실 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유익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오늘날 화학 연구의 가장 큰 분야 중 하나는 신약 개발이다. 항생제에 대한 저항성은 많은 질병을 치료할 때 점점 심각한 문제가 되기 때문에 신약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AIDS에 대한 HIV 바이러스의 치료는 프로테아제(protease) 억제 치료약을 사용함으로써 획기적인 일이 됐다. 장기 이식은 반거부(anti-rejection) 치료제의 개발로 가능하게 되었다. 간단히 말해서, 현대 의학은 화학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사실상 우리를 둘러싼 대부분의 물질들은 현대 화학의 실제로부터 한 가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혜택을 얻은 것이다. 우리가 먹은 음식은 여러 가지의 화학 첨가제로 색깔을 띠게 되고, 맛을 내며, 또한 보존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주택이 보건 당국에 의해 폐쇄당하지 않기 위해 사용되는 청소용 화학약품은 거대한 화학 회사에 의해 대량으로 제조된다. 어디 그뿐인가? 부엌을 누비는 바퀴벌레를 잡기 위해 사용되는 살충제도 큰 실험실에서 만들어진다. 한마디로, 화학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현대의 삶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